ME, BIA/To Me

당신은 어른의 말을 할 수 있는 어른입니까?

BIANS 2013. 11. 5. 15:14


근래에 들어 집앞 주차장에서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을 자주 목격한다. 늦은시간도 아니고 오후 4시? 4시반정도 되었을까. 주차를 하려는데, 차들 사이의 빈 공간에서 중학교 3학년? 고등학생정도로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떼지어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 아이들은, 어찌보면 학교에서는 문제아라는 낙인을 찍혔을지도 모를, 하지만 그렇게 엇나가 보이지만은 않았던 (그 아이들의 겉으로 보여지는 분위기 자체가) 아직은 풋풋하고 불안한 10대들 이었다.


그 아이들에게, 너희는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학생이 공부는 않고 웬 담배냐며 일장 연설을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얼핏 스쳐지나갔지만, 사실, 내심으로는 눈이라도 마주쳐 뉴스에 자주보던 기사들처럼 아이들과 시비라도 붙을까 걱정을 했었던 마음이 더 컸었다. 다행스럽게도(?) 주차장에 들어서려는 일명 '어른'인 나를 보고 아이들은 황급히 담뱃불을 끄고 자리를 뜨고 있었다.


돌아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왜 몸에도 안좋은 담배를 벌써 피우냐고 물어보고 그러지 말라고 달래야 하나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생뚱맞은 생각도 함께 들었다. 그것이 그들의 선택이라면 존중을 해야하나 하는 생각. 아이들에게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강제할 권리나 권한이 어른들에게 있었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말이다. 우리가 어른스러운, 아이들에게 조언을 할만큼 어른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


어쩌면 아이들에게 주차장 구석자리를 만들어준건 우리 어른이 아닐까.


그 아이들이 풀어내고 싶은 마음의 응어리들이나 상처들, 분출하는 에너지나 분노를 주차장 구석으로 유도한건 우리 어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들었다. 매년, 수능때가 되면 고3 아이들을 독려하는 뉴스가 나온다. 그리고 뉴스에서 항상 이야기하는 것들은 매년 변화하는 대학입시전형과 수능에 대한 이야기들. 그 어느곳에서도 아이들을 바라보고  아이들이 쉴수 있는 공간이나 자리, 정책에 대한 이야기들은 없다.


그런 우리가 이 아이들에게 훈계를 할 수 있을까.

"너희들, 학생이 뭐하는짓이야?" 라는 훈계를 맞받아 칠 아이들의 "당신이 뭔데? (당신이 해준게 뭔데?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을지도 모를)" 라는 질문에 타당성 있게 말할 수 있는 자신이 있는가 말이다.